IT프로덕트와 스타트업 등에 대한 퀄리티 높은 콘텐츠로 유명한 레니 뉴스레터에서 이번에 핫한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에 대한 소개 콘텐츠 (원글 🔗)가 올라왔어요.
저도 워낙에 관심이 많고 지금 제일 핫한 스타트업 중 하나인 퍼플렉시티에 대해 이 정도로 세부적인 팀 운영 방식을 들을 기회가 없었기에 매우 소중한 콘텐츠라 생각되어 내용 정리해 봤어요.
참고로 Perplexity 는 인공지능 검색 서비스로 현재 직원수 50여명에 불과하지만 당당히 검색시장에서 구글과 맞다이 😅 를 선언했구요. 최근 투자에서 valuation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벌써 유니콘 스타트업에 올라섰어요. 사용자 수는 현재 1,000만 MAU 를 넘어서고 있구요.
그렇다면 이정도로 핫한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어떤 문화를 추구하고 팀을 운영해서 현재와 같은 수준의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 1. 팀 운영, 2. 인재상, 3 일하는 방식, 4. 문화 까지 4가지로 분류해 정리해보았습니다.
하나같이 좋은 기준을 제시해주고 있어서 #스타트업 을 하는 저에게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팀은 최대한 작고 수평적으로, 마치 세포처럼!
퍼플렉시티는 팀을 최대한 단세포 점균류 (Slime Molds) 처럼 구성한다고 합니다. 점균류 조직은 스트라이프 전략담당임원 Alex Komoroske 가 소개한 개념인데요. 조직을 피라미드 형 구조가 아닌 최대한 작은 단위로 만들고 이 단위 별로 커뮤니케이션이 수평적으로 일어나도록 구성합니다. 상사가 있고 위로 더 위로 계속 의사결정과 정보가 올라가는 것이 아닌, 필요한 누구든 병렬적으로 연결되고 요청 가능한 문화를 추구하구요.
이러한 병렬적 구성을 위해 서로 서로 조율하는 비용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요. 조직 차원에서는 최상위 목표가 모든 구성원에게 잘 일치되도록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고 개인은 각자 스스로 이러한 상위 목표에 적합한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위임합니다. 또한 이를 위해 재사용 가능한 가이드와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힘을 씁니다.
팀의 규모는 평균 2~3명, 심지어 1명도 OK
프로젝트 단위로 팀이 탄력적으로 운용되는데 보통 2~3명이고, 아주 어려운 프로젝트에는 4명까지도 참여한다고 합니다. (4명이면 비즈니스 1명, 디자인 1명, 프론트 엔지니어 1명, 백엔드 엔지니어 1명 정도)
심지어 1명으로 충분한 경우 1명인 경우도 있구요. 예를 들어 현재 자동화되어 생성되는 팟캐스트임에도 상당히 인기가 많은 Discovery Daily Podcast 도 1인 팀 프로젝트라고 하네요.
팀은 크게 분류로 보면 제품팀, R&D팀, 디자인팀, 비즈니스팀 유형이 있으며 각 팀 유형별로 다른 스택과 레이어로 A/B 테스트를 수행하면서 성과를 측정하는데, 결국 최상위 공통 지표 개선과 일치 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특정 프로덕트 구성 요소에 묶이지는 않게 되도록 노력한다고. 얼마든지 프로덕트의 구성 요소는 바뀌고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것들이니까요.
분기 별 계획, 주 단위 챌린징한 스프린트
프로젝트 계획은 분기 단위로 세우고 관리합니다. 분기 단위를 넘어서는 계획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AI 업계에서 미래 예측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분기 별로 세운 계획도 진행하면서 조정이 어느정도 이뤄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조정은 최소화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목표는 최대한 정량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입니다. 보통 70% 정도를 달성하며 달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인을 분석합니다.
매 주 별로는 그 주의 시작에 회의를 하고 이 때 상당히 높은 목표를 설정하며 주말까지 75% 달성을 기대한다고 합니다. 역시 상당히 치열하게 일하는 듯… 😅
관리형 매니저는 빠져라! 제품 중심 인재 어서오고~
자기주도적으로 개인별로 직접 프로덕트를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인재 위주로만 채용한다고 합니다. 일명 IC (Individual Contributor, 개인 기여자) 형 인재라고 하는데요. IC 인재 로만 채용하고 매니저 채용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스스로 성과를 만들기 보다 다른 사람에게 가이드를 주면서 일하는 스타일은 최대한 채용하지 않는 다고.
PM 은 단 2명
50 여명의 팀원 중 정규직 PM 직급은 웹 프로덕트 책임자 1명, 모바일 프로덕트 책임자 1명 총 2명이 전부라고 합니다.
PM 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프로젝트가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야 할지 결정하거나 프로젝트 별로 리소스 투입 여부, 마지막으로 사용 사례 파악을 통한 우선순위 결정으로 집약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PM이 없을 경우 해당 역할이 각 팀에서 각자가 해석하는 방식으로 나눠 가지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었다고.
일반적인 회사에서 의미하는 PM 업무가 주로 팀원들이 조화롭게 일하도록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매니저 유형의 업무를 의미할 때가 많지만, 퍼플렉시티는 그러한 인재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Resume 에 스크럼, 애자일과 같은 단어 들어가면 본인들과 거리가 멀다고 했어요.. 😇
대신 프로덕트 별 최상위 지표를 관리하고 CSO 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프로젝트 구성과 리소스 관리를 데이터 분석하고 결정하는 자리이니 만큼 수학적인 분석과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일하는 방식
DRI
개인 별로 일하는 방식은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던 개념인 DRI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상위 레밸 목표가 프로젝트에 주어지면 1명의 DRI 가 지정되고 그 때 부터 각 구성원은 최대한 각자 독립적이고 병렬적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각 작업이 서로 의존성이 최대한 없게 할당되도록 노력하구요.
Dogfooding (일명 개밥먹기)
DRI 로 개인별로 각자 충분히 피드백을 받을 수준이 되면 이를 Slack 에 공유하게 되구요. 배포된 기능을 통해 개밥먹기 문화를 적용 내부 적으로 충분히 피드백이 오고 가면서 튜닝이 되고, 충분히 내부적으로 프로덕트를 견인할 수준이 된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프로덕션에 릴리즈 된다고 합니다.
AI First (feat. rubber duck)
수평적으로 연결된 조직 구조이기에 누구나 쉽게 요청하고 연락할 수 있지만 동시에 너무 비번한 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중요한데요. 여기에 AI 의 도움이 굉장히 크다고 합니다.
항상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 하기 전에 반드시 AI 에게 물어본다고 하네요. 어찌보면 Perplexity 로서는 당연한? 🤣
흥미로운 건 인공지능 성능 자체가 많이 좋아져서 충분히 좋은 답변을 들을 수 도 있지만, 사실 이 보다 제3자에게 문제를 설명하기 전에 질문을 스스로 잘 정리하는 것 만으로도 해결책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서 매우 유용하다고. 이걸 일명 “고무오리 디버깅 (rubber duck debugging)” 이라고 하죠. 이 방법이 상당히 좋은 기법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AI 챗봇과 대화할 때에도 이러한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이번에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
사용하는 업무 지원 도구들
Linear (리니어) : 제품 중심 스타트업이 Task, Issue, Project 관리를 위해 요즘 많이 도입하는 도구
Notion : 디자인 문서, RFC (Request For Change) 관리, 사후 분석 등의 다양한 기록 관리. 위에서 언급했듯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
Unwrap.ai : 제품에 대한 유저의 피드백들을 통합하고 감정 변화 등을 분석해주며 특정 피드백 패턴을 통해 이상 징후를 추출하기도 하는 AI 기반 제품 개선 지원 도구
Slack : 팀 내 커뮤니케이션 기본 채널. (슬랙은 굳이.. 설명안해도? 😅)
새로운 아이디어는 Bottom-Up 으로 일어난다
제품 중심 문화를 매우 중요한 가치로서 추구하는 스타트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요. 퍼플렉시티 역시 그러한 스타트업인데요. 이러한 제품 중심 문화란 여러 채널 (외부 유저 혹은 팀 내부) 에서 수집되는 피드백들을 정제해서 보다 많은 고객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직관적인 형태로 제품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적용되거나 개선되어야 할 수많은 목표와 그에 필요한 프로젝트, 새로운 기능들이 있는데 어떤 방식으로 결정될까요? 퍼플렉시티도 최상위 목표와 그에 필수적인 일들은 Top-Down 으로 정해진다고 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Bottom-Up 으로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이 과정을 풀어 쓰면 다음과 같아요.
Slack 에 #브레인스토밍 전용 채널 에 새로운 아이디어, 유저들의 피드백 등의 의견을 나눔
Linear 에 정제된 아이디어가 수집되어 올라감
딱히 누가할지 정하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서 코딩 시작
자연스럽게 프로젝트 단위로 커짐
보통 작은 아이디어가 어느정도까지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될지 예상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대표적으로 Perplexity.ai 자체도 그렇게 탄생했다고 하구요. 해커톤에서 몇 일만에 개발한 프로토타입이 이 스타트업의 시작이었으니 말이죠. 😅
여기까지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핫한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어떤 팀 문화를 추구하고 일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봤어요. 분명 여기서 언급된 내용들이 스타트업 들에게도 좋은 기준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있는 스타트업 스닙팟도 포함해서 말이죠! 😘
마지막으로 혹시 이 글을 읽고 이러한 #스타트업, #인공지능 정보를 한곳에서 팔로우 하고 싶으시면 스닙팟 을 한번 확인 해주세요! 🙏
이미 예전부터 스포티파이, 토스 등 꽤 많은 스타트업 들이 이 글에서 언급한 제품 중심 문화 와 셀 조직 형태를 추구하고 있죠. 완전히 새롭지는 않지만 이러한 시도가 이제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잡은 것 같아요.
글을 보고 저는 바로 '조직에도 탈 중앙화가 일어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Web3가 떠올랐습니다 하하
각각의 Node들이 서로 communication 하는 구조가 비슷하다고 생각했고,
'딱히 누가할지 정하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서 코딩 시작' 하는 문화가 open source 문화와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